[의학신문 2021.11.01 보도] 우리는 다음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을까?

[의학신문·일간보사] 전염병에는 국경이 없다.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출현한 코로나19는 삽시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2021년 10월말 현재, 전 세계 확진자는 2억 4천만 명, 사망자는 490만 명을 넘었다. 세계경제는 지난 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아직도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개인간 감염 우려로 대인혐오가 증가하고, 코로나 블루로 정신적 피해도 심각하다.

사실, 전염병은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일찍이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전염병이 아테네와 스파르타간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었다고 말했다. 로마제국은 서기 165년에 발생한 역병으로 쇠퇴하기 시작했고, 잉카제국은 16세기 스페인 정복자와 함께 유입된 천연두로 몰락했다. 1918년 유행한 스페인 독감은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갔는데, 이는 1차 세계대전 전사자(900만~1,000만 명)보다 5~6배 많은 수치다.

이렇듯, 전염병 유행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안보 차원의 문제이다. 제트 비행기의 등장으로 세계가 지구촌이 된 오늘날, 어느 나라의 전염병도 모든 나라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 2003년 SARS(중증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 2012년 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은 한 지역의 전염병은 바로 모든 나라의 전염병임을 웅변하고 있다. 전염병의 세계화에 대비하고자, 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004년에 전략보건운영센터를 설치하였다. 유엔도 2008년 총회에서 글로벌 공중보건의 중요성(A/RES/63/33)을 강조했다. 미국도 전염병에 의한 안보위협에 대비하여‘글로벌보건안보구상(Global Health Security Agenda, GHSA)’을 2014년에 발족하였고, 우리나라는 이듬해 제2차 고위급 회의를 개최하였다.

이렇게 국제사회가 전염병 유행에 대비해 노력하던 차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다. 국제사회는 신속히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착수하고, 공동의 노력으로 코로나19에 대응했다. 우리나라는 작년 5월 ‘글로벌 감염병 대응협력 지지그룹(G4IDR: Support Group for Global Infectious Disease Response)’의 출범을 주도하고, 백신 선구매 공약 매커니즘(COVAX AMC)에 참여하는 등 국제사회와 함께 공동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자기 나라 먼저”를 주장하며 국경을 봉쇄하고, 백신 국가이기주의를 내세웠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기존의 국제협력은 냉엄한 한계를 드러냈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는 미래의 팬데믹에 대비할 기회이다.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의 주장처럼 전 세계는 다음 번 찾아올 팬데믹에 더 잘 대비해야 한다. 기후 변화, 불평등과 양극화, 넘쳐나는 (왜곡된) 정보, 지정학적 긴장 등 글로벌 트렌드가 다음 팬데믹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미래의 팬데믹에 대응할 새로운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를 논의하고자 우리 외교부는 11월 16일 서울에서‘제1차 세계신안보포럼’을 개최한다.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을 비롯한 전 세계 전문가가 참석하는 이번 포럼이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한다.